[춘천마라톤 풀코스 완주기] "나의 한계에 도전했다"

                                                                           성은숙

 2011년 5월 그 동안 생각만 하고 있던 마라톤 동호회에 처음 가입을 하게 되었다. 하필이면 그 날이 1년에 몇 번 되지 않는 동호회 코스 중에서 체력관리를 위해 하는 연습을 하는 날 이었다. 등록 첫날 이었지만 그 연습에 참가하여 나름대로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열심히 뛰었다(이날은 절반도 못뛰었다). 5년 전 마라톤 대회 몇 번 나갔던게 다인데!

예전부터 나에게는 인생의 목표가 3가지 있었다. 번지점프, 마라톤 풀코스, 철인 3종경기 등이다. 작년에 번지점프를 했다. 그래서 올 해 부터는 마라톤 풀코스가 목표였다. 5년 전 하프가 전부였던 나에게 풀코스는 그냥 꿈이었다. 풀코스 뛰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러한 체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항상 궁금했었다.

그러던 중 같이 운동하던 파트너가 지난 달 첫 풀코스에 도전하여 성공했다. 내가 뛰진 않았지만 행복했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나도 뛰면 될 것 같았다. 용기를 내어 초고속으로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접수했다.

훈련은 3주전 풀코스 거리를 한번 연습하고 나머지는 하던 대로(평소 요가 매일 1시간씩, 토요일 10km정도, 일요일 하프거리 연습했다) 하였고, 대회 1주일 전에는 가볍게 초등학교 운동장 30분정도 천천히 뛰었다. 대회 날이 다가올수록 긴장이 더 하였지만, 나름 안 되면 걸어서라도 완주를 하겠다는 목표로 굳은 다짐을 하였다.

대회날이 다가왔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4시30분에 동호회 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향했다. 도착하는 순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을 기다렸다.

드디어 선수들이 출발하고 A그룹부터 차례로 출발을 하는데 명예의 전당에 오른 얼굴들이 나온다. 우리 동호회 회원도 1명 있었는데 자랑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속한 G그룹의 출발이다.

페이스 조절에 특히 신경을 쓰면서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나아가면 어느 새 다른 사람이 나를 제치고 나도 몇 명을 앞서 나아갔다. 이런 상황을 반복 하다 보면 같이 가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되고, 그러다가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페이스 메이커를 만나면 내가 예상했던 기록보다 좋은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가다 보니 30km지점에 닿았다.

여기서 부터는 체력의 한계를 느껴 걷고 싶다는 욕구가 나를 유혹했다. 하지만 지금 걷다보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걷는다고 편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35km 지점까지 생각해 보고 걷자고 나름 위로 하면서 달렸다. 35km 지점에 닿으니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무조건 달렸다. 40km 지점에 이르렀고 이때는 오기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달리니 도착지점에 이르렀다. 시계를 보니, 생각보다 빨리 들어왔다(4시간 40분 예상했고, 들어온 시간은 4시간 24분이다).

마지막 매트를 밟는 순간 내가 목적을 달성 했구나! 내가 생각해도 대견했다. 내가 걷고 있지만, 어떤 정신으로 걷고 있는지 모르겠다.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다리가 많이 아프고 정신이 몽롱하다. 이것이 나의 한계인가? 더 뛰라고 하면 더 뛸 수도 있을 것 같다. 발만 뛰면 앞으로 쭉쭉 나아갈 것 같긴 했다.

나는 이제 마지막 남은 철인3종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나서 나의 목표는 또 생겼다. 춘천마라톤의 명예의전당에 나의 흔적을 남길 것이고, 그리고 울트라 마라톤을 출전해 보고 싶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나의 한계를 향해 언제까지나 나아갈 것이고, 체력관리를 위해 몸을 상하지 않도록 하며 열심히 할 것이다. 또 다른 꿈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