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큰딸이 9살 되는 해, TV에서 머리카락 기부에 대한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전 큰딸에게 “너도 한번 해볼래?” 물었더니, 고민 한 번 없이 “네”

그때부터 파마나 염색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열심히 기르고 또 기르니, 2017년 5월 드디어 첫 기부를 할 수 있는 날이 오더라고요.

두근두근 설레이는지 머리카락을 자르는 순간, “으..아~”라는 한마디를 하고는 가벼워진 머리에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단발머리가 신기한 지 요리조리 거울에 비춰도 보고 너무 짧게 자른 게 아닌가, 친구들이 놀릴까봐 걱정 된다는 대화를 하고 있는데, 미용실 원장님이 그만 기르고 염색하자 하시니 “한 번 더 해보려고요.”라는 뜻밖의 말에 솔직히 너무 놀랐네요.

자른 머리카락은 봉투에 잘 넣어 소아암이나 백혈병으로 힘들어 하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를 했습니다.

또 한 번 열심히 머리카락을 기르는 딸은 무더운 여름날엔 자를 거라는 고민도 하고, 파마와 염색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너무 부러워하고 이번까지만 하고 본인도 염색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건 너의 자유야. 어떤 선택을 해도 괜찮아. 부담 갖지마!”

드디어 2020년 5월, 두 번 째 머리카락 기부를 위해 잘랐습니다.

그때도 설레임이 가득한 얼굴, 아직 어린 나이에 스스로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긴 큰딸이 너무 대견스럽고, 큰 돈을 기부하는 분들보다 더 뜻 깊은 기부라고 칭찬을 해주었어요.

그런데 처음 기부를 했던 곳의 주소를 찾던 중 머리카락 기부를 받지않는다는 기사를 보고, 고민하다 다른 곳이 있나 찾아봤는데, 다행히 머리카락 기부를 ‘어머나 운동본부’에서 받는다고 해 자른 머리카락을 포장 후 등기로 발송했습니다.

*어머나 : [어]린 암환자들을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

그리고 이젠 홀가분해진 딸에게 이젠 파마도 염색도 친구들처럼 해도 된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여 더 이상 기부 생각이 없구나하고 그 후론 별다른 이야기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22년 3월 어느 날...

중3이 된 딸은 아침등교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단발이 하고 싶다고, 하교 후 미용실을 간다는 말을 하고는 머리카락 길이를 재달라고해서 보니 우왕~~~30cm가 넘는....

그러고는 또 한 번 기부를 한다는 말에 진짜 너에겐 계획이 있었구나..

그 동안 기부라는 말에 부담이 되어, 하고싶은 걸 못해 속도 상하고 짜증도 났을 거고 한참 꾸미기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며 얼마나 부러웠을까라는 생각도 하니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16살인데도 마음이 따뜻하고 책임감이 있는 큰딸을 보며 엄마인 저도 많은 것을 배웠답니다.

오늘 어머나운동본부에 등기로 머리카락을 보내며, 이 머리카락을 받고 소아암 환자나 백혈병 치료자분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고 빨리 쾌차하시길 마음속으로 빌어보네요.

그리고 머리카락 기부에 대해 생소하신 분들에게 기부 방법을 알려드리면 머리카락 기부는 파마나 염색 등을 하지 않은 25cm이상 자연 모발을 ..

1. 머리카락을 묶은 후 고무줄 위를 잘라줍니다.

2. 봉투나 지퍼백 등에 담은 후 포장을 합니다.

3. 머리카락을 등기나 소포로 보냅니다.

4. 어머나운동본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가입 후 모발 기부신청서 작성을 하시면 됩니다.

본인 스스로 선택을 해 본인에게 맞는 기부를 하는 것이 가장 멋진 기부인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3번째 머리카락 기부를 한 큰딸이 오늘은 더 자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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